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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6억 명이 1시간 보는 무대”… 금기숙 작가, 평창 ‘눈꽃요정’부터 ‘새벽배송 쓰레기’까지 작품으로 답했다

- 서울공예박물관에서 3월 12일 까지 기증특별전 -

서울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기증특별전 ‘Dancing, Dreaming, Enlightening’ 현장에서 한국 패션아트의 선구자 금기숙(73) 작가가 전시 작품과 창작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전시는 금 작가가 기증한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전시 기간은 3월 15일까지(무료), 3월 12일까지 작가 참여 워크숍·아티스트 토크도 진행된다.

 

금 작가는 전시장 설치 의도부터 평창동계올림픽 피켓요원 의상 제작 과정, 폐자재를 활용한 작업까지 “관객이 작품을 보며 경쾌함과 아름다움을 느끼길 바란다”고 밝혔다.

 


금 작가는 전시장 디스플레이에 대해 “발레 토슈즈를 놓은 건 작품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장치”라며 “누군가는 점핑으로, 누군가는 걸어가는 장면으로 떠올릴 수 있다. 관람객이 각자 경험으로 회상하며 느끼길 바랐다”고 말했다.

 

와이어(철사) 작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도 공개했다. 그는 “와이어로 형태를 만들었지만 구멍이 숭숭 뚫려 ‘면’이 부족했다”며 “무엇을 묶으면 면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재료를 엮는 방식이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금 작가는 과거 한복 디자이너로부터 버려지던 실크 노방을 받아 작업으로 확장한 경험을 전했다. “한복을 많이 만들면 버려지는 천이 생기는데, ‘쓰레기’라고 하더라. 펼쳐보니 분홍이 엄청 다양했다. 옅은 핑크부터 진한 핫핑크까지”라며 “그 색을 놓고 보니 그림이 됐고, 연꽃 이미지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연꽃을 선택한 이유로 “연꽃은 진흙에서 시작해 물을 뚫고 올라와 꽃을 피운다. 역경을 지나 깨끗하고 고상하게 피는 생태 자체가 ‘정화’의 상징”이라며 “그 이미지가 재활용 작업의 의미와 맞닿아 있었다”고 밝혔다.

 


금 작가는 대표작으로 꼽히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켓요원 의상 제작 당시의 압박감도 털어놨다. 그는 “세계 시청자들이 한 시간 동안 본다. 압박이 심했다”면서도 “결국 ‘내가 제일 잘하는 걸로 하자, 예술로 가자’고 마음먹었다. 욕을 먹어도 ‘예술이다’라고 우기면 되지 않나 하는 배짱도 생겼다”고 말했다.

 

의상을 모두 다르게 만든 이유에 대해서는 “똑같은 게 반복되면 금방 일상이 된다”며 “사람들은 6개 정도까지는 기억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비슷하게 인식한다는 말을 듣고, 어느 타이밍에 색 변화를 넣을지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흰색이 이어지다 어느 순간 블루를 넣고, 또 옐로를 넣었다. 다음에 뭐가 나올지 궁금해서 시선이 붙잡히게 하려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또 “키 큰 사람부터 순서를 세워 화면에서 크고 작은 차이가 드러나지 않게 했고, 아이들에게는 ‘어느 각도에서 찍힐지 모르니 예쁘게 웃어라’라고 말하며 준비시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금 작가는 자신이 해석하는 한국미의 핵심을 ‘움직임’으로 설명했다. “족두리의 떨잠처럼, 테이블 위에 올려두면 안 떨리지만 사람이 쓰면 떨린다. 숨 쉬는 것만으로도 흔들린다”며 “그 떨림이 생명이고 기운의 시각화”라고 말했다.

 

피켓요원 의상에 장치처럼 부착한 디테일도 “치맛자락과 옷고름의 율동미, 흔들림이 한국의 미라는 생각에서 넣었다”고 했다. 그는 “목 부분에 한복의 깃과 동정을 연상시키는 요소를 더해 한국적 미감을 살렸다”고 덧붙였다.


금 작가는 이번 전시의 의미를 개인 성과보다 “한국 패션아트 무브먼트가 공적인 공간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파인아트·어플라이드아트로 나눠 우열을 가리지만, 아트에 우열이 어디 있나. 아트는 아트”라며 “이번 전시는 그 장벽을 깨는 흐름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작품이 해외로 나가 개인 컬렉터에게 들어가다 보니, 이대로면 내 작품이 하나도 남지 않을 것 같았다”며 “이 기회에 작품을 남기고, 올림픽 기록도 아카이빙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스케치와 제작 과정 자료까지 전시에 포함된 배경도 “완성만이 아니라 과정 자체가 공부가 된다. 시간을 견디고 작업을 이어가는 힘을 다음 세대가 느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새벽배송 포장재, 빨대, 은박 포장지 등 폐자재를 활용한 작업들도 포함됐다. 금 작가는 “우리 아이들, 손주들이 살 미래가 쓰레기 더미가 될 수 있다”며 “버려진 것도 이렇게 예쁠 수 있다는 걸 보고, 사람들이 주변을 다시 돌아보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AI 시대 공예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사람이 한 땀 한 땀 해서 하나하나 다른 결과를 만드는 공예는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이어지고 있다. 금 작가는 “살아 있으니까, 재미있으니까 계속하게 된다”며 올해도 작업과 전시 준비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금 작가는 1952년 충북 옥천 출생으로, 이화여대 의류직물학과를 졸업한 뒤 결혼과 육아로 한동안 주부 생활을 했다. 두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1981년 30대에 대학원에 진학하며 인생 2막을 열었고, 이후 작가 활동을 본격화했다. 1991년부터 2018년까지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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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세

용문사의 은행나무 나이가 1천년이 지났다. 나무는 알고 있다. 이 지구에서 생명체로 역할을 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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