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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임종룡 회장, 사외이사 장악·은행장 배제… 연임구도 완성?

사외이사 7명 중 3명 임종룡 발탁... 차기 회장 후보 이석태·박종인 부상
비은행 확장 성과에도 불구… 디지털 플랫폼 경쟁선에선 여전히 ‘후행자’

 

우리금융지주가 다시 갈림길에 섰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임종룡 회장의 거취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연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짙다. 하지만 이 연임 유력설의 이면에는 “성과”보다 “구조”가 만든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씁쓸한 현실이 자리한다.

 

임종룡 체제의 최대 강점인 ‘안정’이 향후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임 회장은 2022년 3월 취임 이후 공격적인 M&A를 통해 비은행 부문을 급격히 키워왔다. 우리금융증권(옛 우리종금증권)과 ABL생명을 인수하고 우리자산운용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결과, 비은행 부문 순이익은 2021년 2847억 원에서 지난해 5000억 원대로 늘었다.

 

내부에서는 “조직을 흔들림 없이 수습한 리더십”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를 단순히 성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임 회장 취임 이후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들과 달리 은행장과 부회장을 지주 이사회에서 배제하고, 사외이사를 대규모로 교체하는 등 ‘1인 권력체제’를 공고히 했다. 이는 “임종룡 외엔 경영의 키를 맡길 인물이 없다”는 현실을 구조적으로 만들어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현재 사외이사 7명 중 3명이 임 회장 취임 이후 직접 발탁된 인사이며, 과점주주 추천 이사 중 1명은 임 회장과 연세대 동문이다. 이사회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겸하는 구조인 만큼, 회장 선출 과정이 임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금융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금융지주 이사회가 회장을 견제하기는커녕 연임의 정당성을 보증하는 역할로 전락하고 있다”며 “사실상 셀프연임 구조가 고착된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 회장이 연임에 실패할 경우 우리금융은 단기간 내 심각한 리더십 공백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10개 주요 자회사 CEO 임기가 올해 말 동시에 만료된다. 회장 공백이 현실화되면 계열사 인사와 전략 결정이 모두 지연되며 그룹 전체가 ‘표류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2020년 손태승 전 회장 임기 말에도 차기 회장 선임이 지연되면서 약 5개월 동안 핵심 의사결정이 정체됐다. 당시 혼선이 재연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내부에서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임종룡 체제가 비은행 확장에는 성공했지만 디지털·플랫폼 경쟁에서는 뒤처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리은행 모바일앱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해 4분기 시중은행 중 5위에 머물렀고, 카카오뱅크·토스 등 빅테크 금융사에 밀린 상태다. 이 때문에 금융권 일부에서는 “새로운 리더십이야말로 디지털 체질 개선의 마지막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올해 우리카드·우리금융캐피탈 등 일부 계열사 CEO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한 점은 차기 회장이 ‘성과주의 인사’를 강화할 여지를 남겼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는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와 박종인 우리은행 부행장이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이재명 대통령과 중앙대 법학과 동문으로, 현 정부의 정책 코드에 부합하는 인물로 꼽힌다. 최근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등 공공 금융기관 인사에서 유사한 학연 인사가 잇따랐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우리금융 인사에도 ‘정권 코드’가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정치 코드보다 경영 능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은 단순한 행정직이 아니라 시장 리스크를 통제해야 하는 자리”라며 “정치적 고려가 개입될 경우 시장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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