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원 정책은 금액을 낮추는 정책이 아닙니다. 행정이 어디까지 시민의 삶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묻는 정책입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시의 대표 민생 정책인 ‘천원 시리즈’를 이렇게 정의했다.
단순한 가격 인하나 일회성 지원이 아닌, 공공서비스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행정 실험이라는 설명이다.
주거와 먹거리, 물류와 문화로 시작된 인천시의 ‘천원 시리즈’는 올해를 기점으로 상담, 세탁, 주거 이동 비용까지 생활 전반으로 확장된다.
유 시장은 이를 두고 “복지의 외연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 깊숙이 행정이 들어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천원 시리즈의 출발점은 ‘보이지 않던 비용’에 대한 문제의식이었다.
유 시장은 “상담, 이사, 작업복 세탁처럼 꼭 필요하지만 비용 때문에 미뤄지던 영역이 많았다”며 “왜 이런 비용은 늘 개인의 책임으로 남아 있어야 하는지 행정이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식은 올해 신규 정책으로 구체화된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천원 복비’는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 차상위계층이 주택 임대차 계약을 할 때 중개보수 본인 부담을 1,000원으로 제한하고, 최대 30만 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주거 문제의 시작점인 ‘이동 비용’을 공공이 함께 부담하겠다는 취지다.
아동의 마음 건강을 위한 ‘천원 i-첫상담’ 역시 같은 맥락이다.
심리·정서 상담이 필요하지만 비용 부담으로 문턱을 넘지 못했던 가정을 위해 초기 상담 본인 부담금을 1,000원으로 낮췄다.
유 시장은 “문제는 조기에 개입할수록 비용도, 고통도 줄어든다”며 “상담을 망설이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5월부터 운영되는 ‘천원 세탁소’는 노동 현장으로 정책 영역을 확장한 사례다.
유해 물질이 묻은 작업복을 가정에서 세탁해야 했던 관행을 개선해, 노동자와 가족의 건강을 동시에 보호하는 구조다.
유 시장은 “작업복 세탁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산업안전의 문제”라며 “천원 정책이 복지를 넘어 노동과 안전으로 확장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천원 시리즈는 이미 수치로 정책 효과를 입증했다.
하루 1,000원 임대료의 ‘천원 주택’은 지난해 매입·전세임대주택 총 1,000호 모집에 5,500가구 이상이 신청하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유 시장은 “청년들이 반응했다는 것은 정책이 현실의 언어로 작동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천원 택배’는 전국 최초의 공공 생활물류 모델로 자리 잡았다.
누적 이용 132만 건, 참여 소상공인 8,100개를 넘어섰고, 평균 매출 증가라는 실질적 성과도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노인과 경력단절여성을 중심으로 한 지역 일자리도 함께 만들어졌다.
대학가의 ‘천원의 아침밥’, 시민 일상을 채운 ‘천원 문화티켓’, 해상교통 대중화를 이끈 ‘아이 바다 패스’까지, 천원 시리즈는 특정 계층이 아닌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보편 정책으로 확장돼 왔다.
유 시장은 올해 천원 시리즈 운영 방향을 두고 ‘확대’보다 ‘완성’이라는 표현을 썼다.
공급 규모를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제도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천원 주택’은 연간 공급 규모를 유지하되, 이자 지원 정책과 연계해 주거 사다리를 촘촘히 하고, ‘천원 택배’는 지하철 전 역사 확대 이후 안정적 운영에 집중한다.
문화·급식 정책 역시 횟수와 참여 폭을 넓혀 일상 속 체감도를 높일 계획이다.
유 시장은 “행정은 화려한 정책보다 오래 가는 정책이 중요하다”며 “천원 시리즈는 인천에서 끝나는 정책이 아니라, 지방정부가 민생을 다루는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 누구나 ‘이 정도는 행정이 함께해도 되지 않나’라고 느끼는 지점까지, 인천시는 계속해서 정책의 경계를 넓혀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