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박현)은 올해 2월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인접 지역의 시설물을 조사한 결과, 사전에 시설물 주변 가연물질 정리와 숲가꾸기를 실시한 곳이 산불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조사된 산불이 번지지 않은 시설물은 산림에 둘러싸여 있을 뿐만 아니라 산불 확산 방향에 있었고, 특히 시설물 주변에 식재된 빽빽한 소나무에 수관화가 발생하여 시설물이 불에 탈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설물 주변에 산불 연료인 지표 낙엽의 양이 일반적으로 불에 탄 지역보다 1/3정도로 가연성 물질이 적어 피해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의하면, 지면으로부터 높이 2m 이내의 가지를 제거하고, 숲 내 나무 밀도를 조절하는 솎아베기 등을 실시하여 나무 사이의 간격을 6m 이상으로 떨어뜨리면 수관화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적극적인 숲 가꾸기가 대형 산불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산불이 발생한 주변의 시설물은 숲과 거리가 가까울수록 피해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번 산불에 피해를 받지 않은 시설물은 숲으로부터 거리가 10m 이상 떨어져 있었다. 실제 2019년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의 경우, 숲으로부터 10m 이내의 시설물들이 산불 피해가 발생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이번 안동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의 피해를 받지 않은 시설물은 숲과 건물 사이에 불에 강한 콘크리트 담벼락이 불길을 차단하였고, 시설물 주변에 넓은 차량 진입로 및 선회공간이 있어 산불을 진화하는 차량과 진화 인력의 투입이 용이하여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산림방재연구과 권춘근 박사는 “산불에 영향을 미치는 3요소인 기상, 지형, 산림 중에서 사람이 유일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것은 산림뿐”이라며, “시설물 주변 낙엽, 가지 등의 가연물질을 정리하고 솎아베기 등을 실시하여 숲을 적절한 밀도로 유지해야 산불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수관화(樹冠火): 나무의 가지나 잎이 무성한 부분만을 태우며 지나가는 산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