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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숙려기간, 기다리기만 하면 손해일까?

 

협의이혼을 결심하고 법원에 신청한다고 해서 바로 이혼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그 앞에는 ‘이혼숙려기간’이라는 절차가 먼저 진행된다. 허나, “숙려기간 동안 상대가 마음을 바꿔 더 괴롭히면 어떡하나”, “그 사이 재산을 빼돌리면 어떡하나” 같은 불안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혼숙려기간은 단순히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다. 앞으로를 준비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아무 준비 없이 보내다 손해를 키우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이혼숙려기간은 협의이혼에서 적용되는 제도로, 미성년 자녀가 있는 때에는 통상 3개월, 자녀가 없으면 1개월의 숙려기간이 부여된다. 이 기간이 지나야 법원에서 이혼 의사 확인을 받을 수 있고, 이후 정해진 기간 안에 이혼 신고를 해야 협의이혼이 성립한다. 즉, 숙려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법적으로 ‘이혼이 확정된 상태’가 아니다.

 

여울 여성특화센터 윤보현 변호사는 “피해자 중심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숙려기간 동안 무엇을 막아야 하느냐”다. 폭언·폭행, 스토킹, 협박이 있었던 경우라면 숙려기간이 오히려 위험 구간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협의이혼을 무리하게 진행하기보다, 경찰 신고와 접근금지 등 안전조치, 가정폭력 관련 보호명령을 먼저 검토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산 측면에서도 숙려기간은 ‘그냥 기다리는 시간’으로 보내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시기에 배우자가 계좌를 정리하거나 현금을 인출하고, 명의 변경을 시도하는 등 분쟁을 대비한 움직임을 보이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장·카드 사용 내역, 대출 현황, 부동산 등기, 보험·퇴직금 등 재산 목록을 최대한 정리해 두고 필요하다면 가압류나 처분금지 같은 보전조치를 검토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중요하다. 특히 ‘내 이름이 아니라서 잘 모른다’며 손을 놓고 있으면 나중에 재산분할 단계에서 입증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윤보현 변호사는 “미성년 자녀가 있는 상황이라면 숙려기간 동안 양육계획을 문서로 구체화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누가 주 양육자가 될지, 면접교섭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양육비는 언제 어떻게 지급할지까지 합의서 형태로 정리해 두어야 이후 분쟁을 줄일 수 있다. 만일 합의가 쉽지 않다면 숙려기간이 끝난 뒤 협의이혼을 서두르기보다 조정이나 소송 절차를 통해 기준을 정하는 방법이 더 안전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혼숙려기간은 부부가 이혼 여부를 다시 한 번 신중하게 고려해 보라는 취지에서 마련된 제도지만, 현실에서는 오히려 피해자에게 불안과 부담이 큰 시간이 되기도 한다. 폭력이나 통제 관계가 있었다면 단순히 숙려기간을 버티는 데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안전을 확보하고 재산과 양육에 관한 기준을 정리해 이후 후회하지 않는 이혼으로 이어지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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