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돼지고기 비중 낮아진 반면 닭고기는 비중 높아져
세대 간 육류 소비 격차 완화, 육류 생산 다양성 확보해야
가정수요 증가에 대응한 다양한 메뉴 개발 서둘러야
우리나라 육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대별 육류의 소비 격차를 완화하고 육류 생산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원장 김홍상)이 ‘육류 소비행태 변화와 대응과제’ 연구를 통해 밝혔다. 연구에서는 육류 소비행태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산 육류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구 분석결과에 의하면 2000~2019년 기간 동안 우리나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31.9kg에서 54.6kg으로 연간 2.9% 증가했다. 육류 소비 중 쇠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6.6%에서 2019년 23.8%로 낮아졌고, 돼지고기 또한 51.7%에서 49.1%로 낮아진 반면 닭고기는 21.6%에서 27.1%로 높아졌다.
이러한 육류 소비를 주도하는 가구주의 연령대는 40대와 50대였으며, 최근 들어 60대 이상도 육류 소비에 많이 지출하고 있었다. 2019년 기준, 가구주 연령이 50대인 가구의 월평균 육류 소비 지출액이 58,830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40대가 54,727원, 60대 이상이 49,858원, 30대가 39,054원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구주 연령이 20대 이하인 가구의 소비 지출액이 12,299원으로 가장 낮았다. 가구주 연령대가 20대 이하인 가구의 육류 소비 지출액은 월평균 지출액보다 적게는 48.5%에서 많게는 75.6% 낮았다. 연구진은 가구주 연령대 20대 이하의 가구는 가구원 수가 적고 소득수준이 낮아 육류 소비 지출액이 적은 것으로 분석했으며, 또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상품의 가격뿐만 아니라 내재적 가치를 고려하는 가치 소비가 중요한 소비 트렌드로 부각되면서 육류 소비에 있어서 가치 소비의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KREI의 ‘식품소비행태조사 통계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가 축산물 구입 시 주요하게 고려하는 기준으로 2018년 경우 맛(36.9%)과 품질(32.3%)이 큰 비중을 차지한 반면,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것(11.2%)으로 나타났다. 육류 구입에 있어 이러한 가격 비중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드는 반면 맛을 중시하는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소비자가 축산물을 구입할 때 우선적으로 확인하는 정보는 신선도이며, 이에 대한 중요도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및 2인 가구의 증가로 소포장 육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의하면 1인 가구는 2000년 15.5%에서 2018년 29.3%로 증가하고 있고, 2인 가구도 19.1%에서 27.3%로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당분간 계속 진행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 추세로 인해 소포장 육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소비행태의 변화를 점검한 결과, 무엇보다 세대 간 육류 소비 격차를 완화하고 안정적인 소비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육류 생산의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마블링과 삼겹살 중심의 획일적 육류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 축산업의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축산물(유기인증), 동물복지인증 축산물 생산 비중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축산물 수급 불균형의 원인이 되는 돼지 저지방부위(후지 등)의 고품질 육가공품 생산 등 수입의존도가 높은 육가공품 시장에서 국내 생산 비중을 높이고 부위별 수급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도록 육가공품의 고급화, 다양화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외에 중기과제로 ‘소비자 중심의 육류등급제 정책과 시장 차별화 강화’, ‘국내산 육류의 이미지 개선을 통한 소비 저변 확대’를 제시했으며, 단기과제로 ‘온라인 수요 증가에 따른 육류 부위별 수급 불균형 해소’, ‘주52시간제 시행과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가정수요 증가에 대응한 다양한 메뉴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