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온라인 통한 식품구입 늘고 가격 중시
2년전 0.3%만 온라인 구매 비중 올해 3.5%로 증가
올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에서의 식품 구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0.3%의 가구만이 식품을 주로 구입하는 장소로 ‘온라인’ 채널을 꼽았는데, 이 비중이 올해는 3.5%까지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집밥이 늘면서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입이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2017년까지는 식품 구입 시 ‘맛’과 ‘소포장’을 중시했다면, 2018년부터 올해까지 소비자들은 ‘가격’을 더 중시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원장 김홍상)이 18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0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발표대회’에서 나왔다.
식품소비행태조사(The Consumer Behavior Survey for Food, CBSF)는 가구 및 개인의 식품소비 및 외식행태와 식생활 파악을 목적으로 2013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다. 2020 식품소비행태조사는 가구 내 식품 주구입자(3,335가구), 성인(6,355명) 및 청소년 가구원(62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올해는 코로나19가 다소 완화되었던 5월부터 8월 중순까지 집중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 조사결과의 연속성을 담보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가구에서 식품을 주로 구입하는 장소는 ‘동네 슈퍼마켓(34.2%)’ 비중이 가장 높았고, 이제까지 1위를 차지하던 ‘대형 할인점(32.0%)’은 작년 대비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인기를 끌던 ‘대기업이 운영하는 중소형 슈퍼마켓’의 비중도 전년보다 4.0%p 감소하여 2018년(16.5%) 수준인 15.4%를 차지했다. ‘재래시장’의 비중은 2019년까지 꾸준히 감소하고 있었는데 올해는 13.0%를 기록하며 2019년보다 1.5%p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에서 식품을 주로 구입한다는 응답 비중이 2018년 0.3% 수준에서 올해는 3.5%로 크게 증가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집밥 횟수가 늘면서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입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구입 주기를 살펴보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식품 구입 주기는 다소 길어졌다. 주 1회 이상 식품을 구입한다고 응답한 비중이 2019년에는 84.4%를 차지했으나, 올해에는 82.4%로 하락했다. 구입 주기가 길어진 만큼 1회 식품 구입 시 지출액은 2018년 56,001원, 2019년 59,792원에서 2020년 64,669원으로 전년 대비 4,900원 가량 증가한 특징을 보였다. 한편,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입 주기는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1달에 1회 이하로 온라인에서 식품을 구입한다는 가구 비중은 2019년 85% 수준에서 올해 74% 수준으로 약 10%p 가까이 감소했다.
인터넷으로 식품을 구입하는 가구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2019년에는 30.7%가 1달에 1회 이상 인터넷으로 식품을 구입한다고 응답했으며, 2020년에는 37.9%로 크게 증가했다. 이들 중 83.2%는 모바일·스마트폰을 통해 식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이나 쿠팡과 같은 오픈마켓·소셜커머스에서 식품을 구입하는 비중이 58.5%로 전년보다 7.4%p 증가했으며, 22.3%의 가구에서는 대형 할인점의 온라인매장에서 식품을 구입한다고 응답했다. 특징적인 것은 마켓컬리나 더반찬 등 온라인 식품 전문몰에서 식품을 구입한다는 응답 비중이 14.2%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는 부분이다. 온라인에서 식품을 구입할 때는 ‘배송의 정확성과 신속성(48.9%)’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며, 다음으로 ‘가격(22.7%)’이나 ‘프로모션 및 쿠폰 증정(8.5%)’과 같은 가격 요소들 순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식품을 1달에 1회 이상 구입하는 가구의 비중은 35.4%로 조사되었으며, 친환경식품을 구입하는 이유는 안전(47.7%), 건강(36.0%), 맛(9.0%)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건강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기능성식품을 구입하는 가구의 비중 또한 증가하고 있는데, 기능성식품을 취식하는 가구 비중은 78.3% 수준으로 조사되었다. 전년 대비 취식했다고 응답한 비중이 가장 크게 늘어난 품목은 ‘발효미생물류(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인 것으로 나타났다(25.7%→31.8%).
식품류별 조달 주기를 살펴보면, 온라인에서 구입하는 식품류, 즉석밥, 육류, 우유·계란, 가공식품의 조달 주기는 짧아진 반면, 쌀, 채소류, 과일류, 견과류, 생선류 조달 주기는 다소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을 구입할 때 2019년 대비 더욱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는 영양(건강), 구입의 편리성, 조리의 편리성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집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증가했고,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편리성과 영양을 중요시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식품을 “주로” 구입하는 장소를 이용하는 이유를 살펴보니, 가격, 거리나 교통, 배달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도보다 증가했다.
쌀 구입 시 10kg 미만으로 구입한다는 비중이 2019년 8.0%에서 2020년 8.2%로 소폭 증가해 쌀에 대해서는 소포장 선호 트렌드가 유지되고 있었다. 반면, 계란(10개 이하 비중)이나 우유(500ml 이하 비중)를 구입할 때 관찰되던 소포장 확대 추세는 2020년에는 확인할 수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계란이나 우유 구입 단위를 크게 가져간 것으로 판단된다. 육류의 경우 포장육을 구입한다는 가구의 비중뿐만 아니라 양념육을 구입한다는 가구의 비중도 전년 대비 증가하고 있는데, 조리의 편리성이 더욱 중요했던 코로나19의 영향인 것으로 보여진다.
코로나19 이후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도 또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는 가구의 비중은 31.3%로 감소했다는 응답 비중(1.9%)보다 크게 높았다. 하지만, 수입쌀 취식의향이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는 수입쌀 구입빈도에도 큰 변화가 없었고, 수입산 축산물 취식의향에도 변동이 많지 않았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배달·테이크아웃, 밀키트나 가정간편식 소비가 크게 늘어난 해였다. 이로 인해 음식물쓰레기 발생량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예상했다. 하루 평균 500g 이상의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한다는 가구 비중이 2019년 34.6%에서 올해 45.2%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략적으로 추산해보면 2019년에는 음식물쓰레기를 하루 평균 약 454그램씩 배출한 반면, 2020년에는 512그램씩을 배출해 가구당 일일 평균 약 60그램 정도 음식물쓰레기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코로나19가 우리나라 가구의 식생활 및 식품소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외식 횟수를 줄이고 가정 내 식사 횟수를 늘렸는데, 줄어든 외식 식사는 주로 가정 내 조리(신선식품 활용), 배달음식, 가정 내 가공식품 섭취, 테이크아웃 음식 순으로 대체한 것으로 조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