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통합 플랫폼이자 인터넷신문사 제보팀장을 운영 중인 더에이아이미디어는 4월 7일 NZSI INDEX 기반 시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5년 4월 7일, 한국 증시는 투자심리 극단적 위축 속에 올해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급락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5.57% 하락한 2,328.20, 코스닥 지수는 5.25% 내린 651.30으로 마감되며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인 매도세가 쏟아졌다.
거래대금은 코스피10조 7천억 원, 코스닥 7조 3천억 원으로 전일 대비 소폭 감소했으며, 시가총액은 코스피 1,892조 원, 코스닥 328조 원으로 크게 축소되며 투자심리 악화가 지수 전반에 뚜렷하게 반영됐다.
전일에 이어 공매도 재개에 따른 수급 불균형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 그리고 미국발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확산이 맞물리면서 한국 증시는 단기간 내 회복이 어려운 충격파에 휩싸였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형 수출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에 나서며 코스피 급락을 주도했고, 코스닥은 신성장주에 대한 투심 붕괴로 낙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글로벌 증시는 혼조세를 보이며 한국 증시와는 차별화된 흐름을 나타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91% 하락한 37,965.60포인트, 반면 나스닥 종합지수는 0.10% 상승한 15,603.26포인트로 마감됐다. 기술주는 일부 반등에 성공했으나, 경기 민감주 전반은 여전히 매물 출회가 지속됐다.
한편, NZSI INDEX는 1.82% 하락한 890.96포인트로 마감되며 글로벌 긴장 확산과 외환시장 불안에 따라 하방 압력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지수 도입 이후 한국 시장에 편입된 6개 종목은 평균 4.46% 하락, 반면 글로벌 증시에 포함된 14개 종목은 평균 13.67% 하락하면서 글로벌 시장 대비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낙폭 자체는 매우 큰 수준이었다.
오늘은 LG화학 사례로 본 한국 바이오의 착시와 현실에 대해 간단히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티굴릭소스타트, 두 해 사이 극과 극”
2023년 말, LG화학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를 들썩이게 했다. 통풍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티굴릭소스타트(Tigulixostat)’가 유럽 이탈리아 규제당국으로부터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조건부 승인 받았고,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21개국에서 2,6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이 활발히 진행 중이었다. LG화학은 티굴릭소스타트를 통해 2028년 상업화를 목표로 세계 10조 원 이상의 통풍 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 약물을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가능성으로 포장하며, ‘글로벌 진출’이라는 키워드를 대서특필했다. ‘1일1회 복용’, ‘기존 치료제 대비 우월한 요산 저하 효과’, ‘빠른 작용 속도’ 등 희망적인 문구들이 반복됐다. 통풍 시장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크다는 점도 강조되며, 시장은 LG화학의 글로벌 도약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단 1년 3개월 후, 2025년 3월 LG화학은 전자공시를 통해 티굴릭소스타트의 글로벌 임상 3상 자진 중단을 발표했다. 위약 대비 효능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 내 상업화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경쟁 한계를 이유로 개발을 포기했다. 회사는 향후 항암제 등 고성장 분야로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단순한 연구 방향 전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FDA 승인이라는 1차 관문조차 넘기 어려운 바이오 산업에서, 상업적 성공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기술, 자본, 유통, 네트워크 등 모든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한국 제약기업은 그 벽 앞에서 반복적으로 멈춰 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언론과 자칭 전문가들은 여전히 바이오 기업의 파이프라인 하나만 보고 “FDA 승인 시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 “희귀 질환 시장 선점”, “차세대 항암제” 등 자극적인 표현을 앞세운다. 이들은 철저한 데이터 분석이나 비교 없이, 마치 해당 기업의 ‘외주 홍보팀’처럼 긍정적 메시지 전달에만 몰두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LG화학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화학·바이오 기업으로, 자본력과 임상 설계 역량, 국제적 신뢰도 측면에서 국내 톱클래스에 속한다. 이런 LG화학조차도 글로벌 임상 3상 진행 과정에서 개발 역량의 한계와 실제 시장 경쟁력을 우려하며 더이상의 진행을 포기했다.
더욱이 국내 바이오 기업 중 자체 개발한 신약이 세계 시장에서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 원 이상의 신약)로 자리 잡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대부분은 임상 1~2상 단계에서 중단되거나, 조건부 기술수출 후 추가 개발이 멈춘다. 일부는 수년째 ‘개발 중’이라는 구호만 반복된다. 그 사이 전문가와 증권가는 낙관적인 분석 리포트를 내놓고, 언론은 이를 인용해 일반 투자자의 기대를 부풀린다.
이러한 구조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정보 비대칭 속에서 장밋빛 전망만 믿고 투자를 결정한 이들은, 개발 실패나 상업화 무산 이후 누구의 책임도 받지 못한 채 손실을 떠안는다. 무책임한 보고서, 검증되지 않은 낙관론, 기업의 내부 현실을 외면한 과장된 보도가 반복되는 한, 개인 투자자는 언제든지 시장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이제는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할 때다.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하는 약물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때는, 단순한 임상 진입 여부가 아닌 그 이후의 실제 수익화 가능성, 글로벌 빅파마와의 경쟁력 차이, 유통·마케팅·브랜드 신뢰도 등 포괄적인 비교 검토가 필수다.
FDA 승인이 곧 성공이 아니며, 그 이후는 또 다른 전쟁의 시작이다. 글로벌 제약 시장은 몇 개의 허가서로는 결코 뚫리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본시장에서의 성숙한 시각과 비판적 접근이다. 언론과 전문가들이 내놓는 일방적 전망에 무비판적으로 휘둘려서는 안 된다. 스스로 냉철한 기준을 세우고, 기업의 구조적 한계를 인식한 채 투자에 나설 때만이 불확실성 속에서 생존할 수 있다.
결국 시장은 냉정하며, 책임지지 않는 낙관론은 무책임한 희망고문일 뿐이다.
더에이아이미디어는 언론 통합 플랫폼이자 인터넷신문사인 제보팀장과 라이브뉴스를 통해 NZSI INDEX 기반 시황 보고서를 매일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