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ㆍ요거트 등 유(乳)제품을 즐겨 먹으면 고(高)중성지방혈증 발생 위험이 20% 가까이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효과는 정상 체중 보유자보다 비만한 사람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4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가천대 식품영양학과 이해정 교수팀이 2007∼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64세 성인 남녀 2만2,836명을 대상으로 음식 섭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한국 성인에서 유제품 섭취와 고중성지방혈증의 관계)는 한국영양학회와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가 공동 발행하는 영문 학술지 ‘영양 연구와 실행’(Nutrition Research and Practice) 최근호에 소개됐다.
일반적으로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고중성지방혈증은 쌀밥 등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아시아인에게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에서 유제품을 매일 1회 이상 섭취하는 사람은 월 1회 미만 섭취하는 사람에 비해 고중성지방혈증 발생 위험이 0.8배였다. 우유를 하루 1회 이상 마시는 비만 남성의 고중성지방혈증 발생 위험은 면 월 1회 미만 마시는 비만 남성보다 36% 가량 낮았다. 요거트를 하루 1회 이상 마시는 비만 여성의 고중성지방혈증 발생 위험은 요거트를 월 1회 미만 마시는 비만 여성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 교수팀은 논문에서 “정상 체중 성인 남녀에선 우유나 요거트 즐기는 빈도와 고중성지방혈증 사이의 상관성이 없었다”며 “유제품과 고중성지방혈증 사이의 연관성은 성(性)ㆍ비만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 국민의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루 전체 섭취 칼로리에서 지방이 기여하는 비율이 높은 서구인의 평균 중성지방 수치는 70㎎/㎗인데 비해 전체 칼로리의 20% 가량만 지방을 통해 얻는 한국인은 120㎎/㎗다. 한국 성인 3명 중 1명이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150㎎/㎗ 이상인 고중성지방혈증 환자다. 서구인보다 지방 섭취량은 적지만 쌀ㆍ밀가루 등 탄수화물 섭취가 많기 때문이다. 고중성지방혈증이 있으면 심장병ㆍ뇌졸중ㆍ동맥경화 등 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이는 중성지방이 우리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 침투가 용이하도록 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