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시간을 담다」는 “연합뉴스 사진기자 조보희”가 기록사진에 대한 소신을 사진과 글로 풀어놓은 책이다.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 사진기자로 30여 년을 일하며 축적하고 쌓은 경험을 토대로 사소한 사진이라도 어떻게 역사의 기록이 되고 개인의 기록이 되는지 일러준다. 사진기자로서 현장을 누비며 겪은 “사진기자의 현장”에 대한 스케치와 요즈음 일상이 되어 버린 사진을 어떻게 사회와 개인의 기록사진으로 잘 찍고 남겨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실려 있다. 따라서 사진기자로서 기록사진에 대한 의견을 밝힌 에세이집이자, 어떻게 해야 기록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실용서이기도 하다. “사진기자의 현장”에서는 청와대 출입기자로서 겪은 일들과 특종은 어떻게 탄생하는지, 또 숱한 스포츠 현장에서 순간의 찰나를 어떻게 해야 멋진 사진으로 잡아내었는지 등등은 물론이고 취재대상으로 만난 대통령과 정치인, 스포츠인,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과 무슨 연유로 꼬박꼬박 사진을 찍어 기록하는지에 대한 에피소드를 풀어놓고 있다. 필름 카메라 시절을 거쳐 디지털 카메라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뉴스통신사 사진기자로서 일반 신문사 사진기자와 다른 역할과 그에 따른 사명감과 보람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남다른 고초와 고단함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다. “또 다른 생활공간, 직장 사진, 개인의 역사, 가족사진, 여행지에서 기념사진 찍기, 기념사진 찍을 때, 이것만은 신경 쓰자, 프로필 사진, 사진 보관-사진 찍기의 완성”에서는 사진이 일상이 되어 버린 요즈음 무심히 막 찍는 사진에서 조금만 신경을 쓰면 기록 사진으로써의 가치를 지닌 사진으로 거듭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조보희 기자는 사람들이 단체사진을 무심하게 아무렇지 않게 찍고 찍히지만 이 사진들이 훗날 사회와 역사의 한 장면이 되고, 개인의 발자취를 더듬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거듭거듭 강조한다. 이 생각은 단체사진을 재미없는 사진으로 여기는 태도를 되돌아보게 하고, 단체사진을 찍을 때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게 만드는 묘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개인의 기록에 있어서 평생을 바쳐 일한 직장에서 퇴직할 때 찍는 퇴직사진, 집안에서 가장 큰 행사인 예식사진, 입학ㆍ졸업 사진 등 기념사진을 어떻게 해야 잘 찍을 수 있는지에 대한 필자만의 방법을 소개한다. 또 사진기자로서 사진을 심사하러 러시아까지 간 사연과 사진기자 실기시험 사진을 찍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얘기들을 통하여 사진기자 후배들과 사람들에게 필자가 겪은 다양한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한다. 영화평론가 조희문은 "사진기자 조보희의 사진 세계는 졸졸거리는 개울물에서부터 파도치는 바닷물까지 한 곳에서 보는 것 같은 감동과 박력으로 가득하다. 친구나 가족, 이웃들과의 일상에서는 따뜻한 시선이, 일하는 현장에서는 전문적인 직업의식과 치열함이 묻어난다. 언제나 그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는 것은, 모든 사진은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역사의 기록이라고 믿는 확신이다. 이 기록은 그의 생각과 사진 세계를 보여주는 거대한 파노라마 앨범이다."고 말했다. 조보희기자는 상주에서 태어나 1990년 연합뉴스 사진기자로 입사하여 판문점, 국무총리실, 국회, 청와대 출입기자를 거쳤다. 호미. 268쪽. 22,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