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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유업체대표는 성실한 자세로 우유값 협상테이블에 임하라”

낙농육우협회, 성명서 발표

낙농업계와 유가공업체간 원유가격 협상이 인상과 동결을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최종협상시한이 오는 21일로 연장됐다. 현재 낙농가에서는 인건비와 생산비용 증가를 고려해 1리터당 21~26원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유가공업체들은 동결 혹은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낙농가와 유가공업체는 내년 원유가격을 두고 지금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였지만 아직까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낙농육우협회는 2일자 성명을 통해  “협상당사자인 유업계대표가 원유가격 협상장에 직접 나와, 성실한 자세로 협상에 임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다음은 낙농육우협회의 성명서 전문이다.

 

2020년 원유가격 협상이 규정과 원칙에서 벗어난 유업체의 일방적 주장으로 인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종협상시한이 7월 21일로 연장되었지만 현재와 같이 유업체의 입장변화가 없을 시에는 공멸과 불신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유업체가 협상장에서는 규정과 원칙을 도외시 한 채 협상에 임하면서, 협상중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을 통해 낙농가들을 악의적으로 호도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전국 낙농가들은 분노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낙농하기란 너무나 어렵다. 원유가격이 수출목적인 낙농선진국과 단순 비교하며 비싸다고 하는데, 이 또한 낙농가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려야 할 사안인가. 우유생산비의 54.1%(2019년 기준)를 사료값이 차지하고 있다. 식량은 물론 곡물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사료값을 농가가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 다만 낙농가들은 두당산유량 증가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통해 최근 3년간(2017년 ~ 2019년) 15원/ℓ의 우유생산비를 절감시켰다. 원유가격이 낮은 선진국의 낙농가들은 튼튼한 사회보장제도(낙농헬퍼제도 포함), 환경, 우유가공·수출 등에 정부보조를 받고 있으며, 농외소득도 높은 편이다. 이면을 간과한 채 원유가격만을 놓고 낙농가를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또한 우유생산비는 비용이면서도 불가항력적인 손비 등은 생산비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경영 전체의 활동에서 발생한 경제가치를 합산하는 기업의 손익계산서상의 비용과 동일시하는 것은 맞지 않다.

 

환율에 의한 사료값 인상,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시설·장비 투자확대,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해 정부가 생산자물가 폭등을 주도했다. 2019 낙농경영실태조사(한국낙농육우협회 낙농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낙농가 호당 평균부채액이 3억7천만원이며 4억 이상 고액부채를 가진 농가는 37%에 달한다. 부채발생 원인의 40%가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시설투자 확대, 26%가 쿼터매입인 것으로 밝혀졌다.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낙농특수성이다. 원유는‘젖소’라는 생명체에서 얻어지기 때문에 한번 생산이 개시되면 인위적 유량조절이 불가능하며, 젖소가 원유를 생산하기까지 최소 2년 이상의 준비기간과 고액(10~20억원 이상) 투자가 필요한 장치·노동집약 산업이다.
 

FTA로 유제품시장이 완전 개방된 마당에 유업체가 주장한 대로 단순 시장논리에 의해 원유가격을 조정할 경우 국내에서 낙농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낙농특수성으로 인해 한번 무너진 생산기반을 다시 재구축하기 까지는 막대한 투자와 노력이 소요된다. 따라서 원유수급을 전적으로 시장원리에 맡기지 않고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여 수급조절을 하는 등 시장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선진낙농국이 공통적으로 취하고 있는 낙농정책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낙농진흥법에 낙농가의 원유생산비를 고려하여 원유가격 결정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낙농진흥회 출범이전에도 우유생산비 인상률을 기초하여 정부 고시가격으로 결정하여 왔다.

 

원유가격 연동제 도입 이전이나 이후나 원유가격은 우유생산비에 의해 결정해왔다. 유제품 순수입국인 일본과 캐나다 역시 우리나라와 같이 우유생산비를 기초로 원유가격을 결정해 오고 있다. 원유가격 연동제는 단지 협상방식을 선진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2011년 원유가격 연동제 도입을 결정한 이전에는 3~5년마다 낙농가, 유업체간 협상으로 원유가격을 결정하다보니, 원유가격 협상시 집회, 농성, 원유납유중단 등 사회적 갈등이 발생되었다. 이러한 갈등해소를 위해 2008년부터 도입논의가 있었으며, 정부주도하에 당사자간 합의로 원유가격 연동제가 도입(2011.12), 시행(2013.8)되었다. 2011년도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 및 국정감사에서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도마에 오른바 있으며, 당시 농식품부 장관 지시에 따라 유관기관·단체로 제도개선 TF를 구성, 4개월간의 협의 끝에 도입한 제도가 원유가격 연동제이다. 생산제한 정책인 쿼터제가 운영되고 있는 마당에 유가공협회가 원유증산을 목적으로 2013년도에 도입했다고 언론에 밝힌 것은 명백한 거짓주장이다.

 

유업계는 백색시유(이하‘흰우유’) 부문이 수년간 적자이며 최근 연간 800억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되고 있다며 원유가격 인하까지 주장하고 있다. 2019년 수급통계에 따르면 국산 원유는 흰우유 생산에 68%가 사용되며, 나머지 32%가 가공시유, 발효유, 가공유제품(치즈, 연유, 아이스크림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흰우유 판매량의 20%를 차지하는 기능성우유(저지방, 강화우유, 유기농 등)와 흰우유를 제외한 유가공 제품군들은 상대적으로 2~3배 높은 가격에 판매되며, 혼합분유 등 값싼 수입원료까지 사용하여 부가이득을 높이고 있다. 유업체가 시쳇말로 “우유 팔아서 돈이 안 된다”면,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제품군별 생산원가와 손익현황을 공개하고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다. 규정과 원칙을 송두리째 무시하고 원유가격 동결내지 인하까지 주장하는 것은 몰염치다.

 

짧은 역사 속에 대한민국 낙농의 눈부신 성장에는 낙농가와 유업계의 공동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유업체는 낙농가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원유를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판매하여 성장할 수 있었다. 낙농가들은 국민과 유업체에 안전하고 신선한 우유를 공급한다는 자부심으로 인해 365일 쉴 틈 없이 하루 10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노동을 보람으로 여겨왔다. 이러한 낙농가들의 진정성을 외면하고 낙농가와 원유를 마치 헌신짝처럼 취급하는 유업체의 협상태도에 낙농가들은 실망감을 넘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규정과 원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하물며 기업을 운영하는 유업계가 이를 무시하고 협상테이블 밖에서 낙농가를 비난하는 것은 협상 상대방인 낙농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래도 유업체가 있어야 낙농가들도 있기 때문에 유업체가 행하는 모순된 행위에 대해 우리 낙농가들도 입을 닫아왔다. 유업계는 외부에 낙농가를 편향적인 시선을 조장할 것이 아니라, 낙농진흥회 규정에 따른 협상당사자인 유업계대표가 협상장에 직접 나와 성실한 자세로 협상에 임하라. 유업계의 경영이념인 고객과의 약속이 중요하다면 낙농가의 약속도 중요하다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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