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진흥회(회장 최희종)는 지난 2일 무산된바 있는 제3차 이사회를 22일에 다시 소집하였으나, 생산자측 이사 7명 전원이 또 다시 불참하면서 개의정족수(재적이사 15명 중 3분의 2 이상 출석) 미달로 올해만 3차례 이사회 개의가 무산됐다고 밝혔다.
올해 낙농진흥회는 지금까지 총 5차례 이사회를 소집했다. 이중 지난 2월과 6월에 개최했던 제1·2차 이사회만 정상적으로 개의되었고, 쟁점사항이 상정되었던 8.17일, 12.2일, 12.22일에 소집된 3차례 이사회 모두 개의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산된 것이다.
이번 이사회에서 심의하려던 안건은 △2022년도 사업계획 심의, △규정 개정안(4건), △정관 개정안 등 모두 6건이었으며, 지난 12월 2일에 상정하려고 했던 안건과 동일하다.
현재 낙농발전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낙농진흥회 의사결정체계 개편과 관련된 ‘정관 개정안’과 원유기본가격 결정과 관련하여 낙농진흥법 제9조제3항 위반 소지가 있는 ‘원유의생산및공급규정 개정안’이 여전히 쟁점이 되고 있다.
이날 이사회 개의가 또 다시 무산됨에 따라 출석이사 8명만으로 진행된 임원간담회에서 당연직 이사인 농식품부 박범수 축산정책국장은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안건에 대해서는 이번 이사회에서 의결하지 않고 상정 후 논의만 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생산자측은 안건 상정 자체를 거부하며 이사회를 보이콧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생산자측의 보이콧으로 이사회가 3차례 연속 개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간 정부에서 줄곧 제기해 온 낙농진흥회 의사결정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및 낙농진흥회 의사결정체계 개편 등의 낙농산업 제도개선이 ‘22년 경제정책방향에 포함됨에 따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정부정책의 아젠다가 되었다”면서 낙농제도 개선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이날 임원간담회에서 소비자 대표인 김천주 이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이사장)는 “이사회 출석을 계속 거부하면 이사 자격을 정지키는 등 특정 이해단체의 이사회 보이콧을 방지하는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계 대표인 윤성식 이사(연세대학교 교수)는 “특정 이해단체 소속 이사의 집단불참으로 이사회가 계속 무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는 공공기관처럼 임원추천위원회 등을 거쳐 임원을 선임함으로서 임원의 자격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유수요자를 대표하여 오경환 이사(한국유가공협회 전무)는 “정부가 제시한 낙농진흥회 의사결정체계 개편안과 용도별 차등가격제 시행안 모두 유업체측에서도 만족하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과정에서 수요자측의 의견을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낙농진흥회 최희종 회장은 “이사회가 올해 들어서만 3차례 연속 개의가 무산되면서 내년도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을 심의조차 못하는 등 이사회가 기능을 상실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사항에 대해 이해관계자와의 대화와 소통을 확대하여 이사회가 다시 정상화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낙농육우협회 이승호 회장은 낙농진흥회 이사회 간담회에 참석해 “우리 생산자들은 정부의 공정한 중재 하에 이해주체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제도개선이 추진되기를 바란다”며 “낙농진흥회 이사회가 정부안을 일방처리하기 위한 장이 아니라, 지난 20여년과 같이 민주적 대화와 타협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이사들에게 호소했다.